아버지 지난 여름 잘 보내셨나요? 아버지, 잘 계셨어요?오랜만에 찾아뵙네요.지난 여름 어떻게 보내셨어요?100년 만에 찾아 온 더위라하니어쩌면 아버지는 팔십 평생겪어보지 못한 폭염이었을 거예요.그래서 우리 집에도 작은 거지만벽걸이 에어컨 하나 장만했어요. 각설하고 자주 못 와서 죄송해요.그리고 한 가지 더 송구스러운 건,5분만 있다 가야한다는 사실이에요.공직에 30년 넘게 계셨던아버지는 더 잘 아시잖아요.어디에 매여 있다는 거,짬을 내는 게 쉽지 않다는 거,주말이나 시간을 내야 하지만나는 그것도 힘들다는 거,하지만 그런 게 사는 거라는 거,아버지는 이해하시리라 봐요.그나마 다행인 건,일 때문에 오가는 길 그 중간 어디 쯤에아버지가 계시다는 사실 정도겠네요. 납골당 천정 바로 밑에 모셔진아버지 영정사진을 보려고 하면사실 잘 안 보여요.높이.. 더보기 이전 1 2 3 4 ··· 60 다음